[일드]여왕의 교실에 대한 단상
[일드소개] 여왕의 교실 (女王の敎室, 2005년 3분기)
2005년 3분기 드라마로 일본에서 니혼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화제의 드라이자, 높은 시청률로 상업적 성공도 거둔 드라마이다. 그러나, 여왕의 교실은 단순히 인기있었던 드라마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일본드라마는 별 의미없어 보이는, 즉 무척 사소해 보이는 소재들을 가지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꾸며나가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한 일본드라마의 트렌드 속에서도 일본드라마는 사회성 짙은 소재들을 가감없이 다뤄왔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 드라마는 그러한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드라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더 지적해 둘 것은 사회성 짙은 내용을 담더라도 일본드라마는 결코 훈계하거나 계몽하려 하지 않고 판단을 시청자들에게 맡겨 둔다는 점에서 한국드라마보다 한두수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 ‘여왕의 교실’은 독선적인 한 여선생에게 맞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학원물이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것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학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왕의 교실’은 선생님의 독재에 가까운 행동이 드라마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대표되는 국내 학원 배경의 소설과 각종 학원 영화, 학원 드라마는 선생님들보다는 성장기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 선생님은 화자이거나 학생들의 복수의 대상이다. 같은 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도 꼴찌, 문제아로 낙인찍혀 버림받은 학생들이 일본 입시제도의 '맹점을 파고들어' 단기간의 입시훈련을 통해 토쿄대학교에 합격하는 희로애락이 중심적인 내러티브다.
그렇지만 ‘여왕의 교실’은 선생님의 독재적인 행동이나 에피소드가 드라마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 만에 교직에 복직해 초등학교 6학년 3반 담임이 된 아쿠츠 마야(아마미 유키 분)는 마녀라는 별명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을 얼어붙게 만든다.
일주일에 한 번씩 쪽지시험을 통해 꼴찌를 반장으로 선정하고 반장은 학급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해야 된다. 수업이 시작된 뒤에는 화장실 가는 것조차 금지되고 지각생들에게도 엄청난 벌이 내려진다. 또 자신의 이런 결정에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가차없이 벌이 내려진다. 학생들은 이 강력한 힘에 맞서보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번번이 당하기만 한다.
특히 주인공 여학생(시다 미라이 분)은 학교시절의 낭만과 미래에 대한 장미빛 꿈을 좇아 얼음보다도 차가운 담임선생의 조치들에 반발해보지만 담임의 보복에, 아니 오히려 어린 초등학생들의 '인간 관계'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사회의 모습, 즉 비굴함, 두려움, 배신(뒤통수치기^.^), 이지메, 생존경쟁 등의 벽에 부딪혀 좌절을 계속한다. 주인공에게 돌아오는 말은 항상 담임선생님의 이 말 뿐. "이제 적당히 눈을 뜨면 어�?"
‘여왕의 교실’은 방영 초만 해도 현재 일본에서 추구하고 있는 인성 교육과 어긋난다고 해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안정된 시청률을 보여줬다. 드라마의 후반기에 가서는 높은 시청률과 함께 스페셜드라마 제작, 영화 제작 등에 대한 요청이 쇄도 했다.
이 드라마가 그와같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지독한 선생님의 독재적 교육 방식과 그것을 중심으로 한 초등학교의 일상을 담고 있지만 이 작품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일본 교육의 현실과 사회적 부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 아쿠츠 마야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사회의 현실은 가혹하리만큼 적나라하다. 이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 아쿠츠 마야가 주장하는 ‘6%’ 이론. 즉, ‘상위 6%의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 94%의 사람들이 노동을 해 바친다’는 이론. 이것은 현재 일본 사회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드라마 속의 담임선생은 현실과는 다른 꿈을 꾸다가, 막상 그토록 처절한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기보다는 현실을 냉정히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이것이 어찌 일본사회만의 모습인가? 우리 사회는 어떤가?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문구. 정말 사실인가? 도덕시간에 배운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다'는 말은 정말인가? 또, '천진난만한 아이들'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내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명언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전과 제일 앞장에 말을 탄 나폴레옹 사진과 함께 그 아래에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좋은 꿈만 꾼다고, 야망을 갖고, 희망을 갖는다고 해서 우리 앞에 펼쳐지는 현실이 그런 장미 빛 꿈과 같은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 치열한 생존 경쟁과 약육강식 속에서 배신이 판을 치고, 우정의 이름으로 뒤통수를 치며, 의리를 내세우면서도 동료를 발판으로 출세를 하려 하는 세태가 우리를 좌절케 한다.
아쿠츠 마야 선생은 학교가 아이들에게, 학생들에게 현실과는 동떨어진 사회의 겉모습(타테마에)만을 가르쳐, 사회의 부조리에 맞딱뜨리자 마자 좌절하게 만드는 것보다, 현실의 냉혹함을 솔직히 가르쳐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아이들을 바르게 교육한다는 것. 그것이 어째서 사회의 더럽운 모습, 불합리한 모습, 교과서와는 다른 모습을 감추는 것과 일치할 수 있겠는가?
그럼, 그 다음의 선택은? 그것은 학생 개개인에게 달려 있을 뿐이지. 그것을 누가 선택해 주겠는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은 아쿠츠 마야가 왜 학생들을 괴롭히는지 끝까지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자들에게 가능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재미를 배가시켜 주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쿠츠 마야의 교육자로서의 새로운 신념을 갖게 된 배경을 스페셜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아쿠츠 마야가 이 처절하고 구린내 나는 현실에 대한 '다른 한 극단의(?)' 반작용이라면, 주인공 여학생은 또다른 한 측면을 담당하고 있다. 주인공 여학생은 아쿠츠 마야가 왜 그토록 가혹한 교육방식을 택했는지, 그 의도는 무엇인지,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냉혹한 현실에 대해서도 모두 이해했으면서도...... 여전히 그 천진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그 주인공 여학생의 천진한 웃음은 결코, 학교에서 말도 안되는 꿈과 희망, 아니 사실은 '거짓' '위선'을 배운 '덕택에' 얻게된 웃음과는 다른 그 무엇이었던 것 같다.
이 세상에서 행복해 지는 것은 겨우 6퍼센트뿐이라고...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행복이란 사람마다 다른거 아닌가요?
모두 다른 사람이고 여기에 있는 24명은 24가지의 행복이 있지 않을까요?
축구를 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지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사람도 있고..
행복이라는 게 뭔지 정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아닐까요?
저는 여기에 있는 24명 모두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
자신의 인생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중요한 것은 그 때문에 자신감을 잃어 버리거나
근거도 없는 소문에 휘말려들 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거예요.
착하게 살면 상을 받고
나쁜짓하면 벌을 받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누구도 말해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 척하며
억지로 납득할 필요는 없어요.
그것보다는 바로 지금을 더욱 생각하도록 하세요.
상상할 수 있겠어요?
우리들의 주변에는 아름다운 것이 가득 넘쳐나고 있어요.
저녁 하늘에는 반딧불이 반짝 거리고
그 옆에는 아름다운 나비가 훨훨 날고 있을지도 몰라요.
밖에 나가보면 처음으로 듣는 음악이 흐르기도 하고
멋진 사람과 만날지도 몰라요.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고
"아~" 하고 놀랄만한 일들도 아주 많이 있어요.
그런 소중한 것들을 확실히 눈을 뜨고 보도록 하세요.
귀를 세우고서 들어보세요.
온몸으로 느끼도록 하세요.
그게 살아있다는 것이에요.
지금은 아직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일단은 공부를 하도록 하세요.
지금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도록 하세요.
중학교에 가더라도 고등학교에 가더라도
지금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그것을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장래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는 건 그만두도록 하세요.
그런 걱정만 잔뜩하고 있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무 것도 알아챌 수가 없? 楮?
드라마 『여왕의 교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