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한.미, 대북문제에 '인식차'(?)

DemosJKlee 2009. 3. 11. 21:27

연합뉴스 | 입력 2009.03.11 20:11

 

인공위성 시사발언.DJ와 연쇄통화..

 

정부 "근거없다" ~~~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최근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언행에서 한.미 당국의 대북 인식과 관련, 미묘한 `차이'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이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장거리 로켓에 대해 미국 국가정보국의 데니스 블레어 국장이 현지시간 10일 `우주발사체'라고 언급, 우리 당국과 입장차를 노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미는 그동안 탑재물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역량 과시를 통한 정치.경제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해왔다.

따라서 블레어 국장의 발언은, 비록 `인공위성 발사는 OK'라고 밝힌 것은 아니나 북한을 향해 도발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양국의 단결된 대오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없지 않은 것이다.

또 최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각각 이한하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을 놓고 양국의 대북 접근법에 차이가 존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단 클린턴 장관과 보즈워스 대표가 김 전 대통령에게 말한 내용 자체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엇박자를 낸 것으로 볼 여지가 적었다.

클린턴 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카운터파트였던 DJ에게 덕담을 전하는 수준이었다.

또 보즈워스 대표의 경우 북의 언행에 "인내심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DJ의 말에 호응, "북한 움직임에 과잉반응해서는 안된다"고 한 정도가 `의미심장'했지만 현재 우리 정부가 북의 위협적 언행에 차분히 대응하고 있는 만큼 정부 기조와 다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약 10년전 `햇볕정책'의 DJ정부와 포괄적 대북 관여정책인 `페리 프로세스'를 추진한 클린턴 행정부가 `찰떡공조'했으며 당시 보즈워스 대표가 주한 대사로서 공조의 실무를 맡았고 영부인이었던 클린턴 장관이 이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는 데 의미를 두는 시각이 없지 않다.

즉 우리 정부가 DJ 정부의 대북접근법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에 깔고 현재의 남북관계를 `조정기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 대한 미 당국의 우려 내지는 `인식차'를 `귀국길 전화통화'라는 퍼포먼스'를 통해 은근히 내비쳤다는 해석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이런 분석을 일축하고 있다.


우선 블레어 국장의 우주발사체 언급은 미국 행정부 안에서 각 부처사이에 조율된 `단일 입장'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으며 발언 내용면에서도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지금 발사 주체인 북한이 공식 발표한 내용을 부정할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을 뿐이라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해석이다.

미측 인사들이 DJ와 전화통화를 한 것도 개인적 인연이 있는 전직 대통령에게 예의를 표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또 그들이 우리 정부 정책에 이견을 표출할 생각이었으면 정식 외교라인의 당국자들에게 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최근 한.미간 논의과정에 별다른 이견 제시가 없었다고 당국자들은 전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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