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와 국제 정세

러'외무장관, 한.일 우회 비판 2009년4월24일

DemosJKlee 2009. 4. 25. 01:31

러'외무장관, 한.일 우회 비판

일본 핵무장론 등에도 `일침'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4일 한.러 외교장관회담 뒤 가진 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태도에 대해 비판에 가까운 발언을 해 관심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견에서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억류문제에 대해 북한과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인도주의적인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연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먼저 6자회담 재개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면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전략적 문제를 해결하는 조건으로 갖고 가면 우리가 현재 해결해야 할 긴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유씨 억류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측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한국은 개성공단 억류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없다는 점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우리의 입장을 오해해서 이같은 발언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개성공단 억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한국의 입장을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측에 개성공단 억류문제를 6자회담과 연관지어 설명한 적이 없다"면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6자회담과 엮지는 말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한 것같다"고 해석했다.

다른 당국자는 "다른 문제로 6자회담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같다"면서 "북한에 적극적으로 유씨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담겨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 입장에서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에 불참중인 일본의 경우와 묘하게 겹쳤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에 대해서는 보다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관련국들이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것보다는 평화롭게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며 "잘 알다시피 이웃나라에서 헌법에 관련된 사안이 있고 앞으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그런 발언까지 나오는데 이런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이 극우파를 중심으로 북핵을 빌미로 핵무장론을 제기하고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는 평화헌법 개정론도 주장하는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의 노력으로 원만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꼽은 것도 한.일의 태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은 검증문제 미합의를 이유로 대북 지원을 중단했고 일본은 자국인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지원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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