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부자의 기회’…금융자산 ‘10억↑’ 이상 자산가 급증
경제위기는 오히려 ‘부자들에게는 기회’
한겨레 | 입력 2010.09.19 19:00
[한겨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에선 오히려 '현금 부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으로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13만2000명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이 수치는 세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최근 발표한 '2010 세계 부(富)보고서'가 제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자 인구 증가율 25.8%를 전년도 부자 수에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는 지난 2002년 5만5000명, 2003년 6만4000명, 2004년 7만1000명, 2005년 8만7000명, 2006년 9만9000명, 2007년 11만8000명, 2008년 10만5000명 등이었다. 200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던 부자 숫자가 세계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다가,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이는 경제 위기가 돈을 가진 부자들을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하는 기회가 된다는 통념을 증명하는 것이다.
자산가들이 보통 금융자산의 30% 가량을 정기예금으로 보유한다는 점을 전제로, 3억원 이상 정기예금 계좌 수를 바탕으로 어림잡은 10억원 이상 자산가 수도 2008년 8만2300명에서 지난해에는 9만4300명으로 늘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이들이 보유한 자산총액도 2007년 297조원, 2008년 30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458조원으로 크게 불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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