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미 “B-2 출격, 한국 독자행동 막기위한 조처”

DemosJKlee 2013. 4. 9. 08:27

미 “B-2 출격, 한국 독자행동 막기위한 조처”

백악관·국방부 잇단 브리핑
한국 과잉대응 우려 뜻 담겨

 

기사등록 : 2013-04-02 오후 08:39:10 기사수정 : 2013-04-03 오전 10:08:28

한겨레  
미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불리는 B-2가 3월 28일 우리나라에서 타격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미공군 제공) 뉴시스

백악관·국방부 잇단 브리핑
한국 과잉대응 우려 뜻 담겨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가 1일(현지시각)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최근 한반도에서의 첨단 무력 과시는 상당부분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의 독자 행동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의 과잉 대응을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최근 조처들이 한반도 긴장을 더 악화시키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미사일 방어 강화와 B-2, B-52 전략폭격기 출격 같은 조처들은 매우 신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은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북한에 대한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며, 한국이 독자적 행동에 나설 압력을 줄이려는 중요한 조처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질문에서도 “이런 조처들은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독자적 행동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리틀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한국에서의 훈련은 남한뿐만 아니라 일본 같은 우방들에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 우리 노력의 초점이다”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F-22 전투기들을 한국에 출격시킨 것에 대해, 리틀 대변인은 연합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게 아니라 한국 지도자들이 “한국 방위를 위해 확보 가능한 첨단 무력들을 보도록 하려는 전시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직접 충돌을 촉발할 수 있는 한국의 경솔한 행동을 막으려고 매우 열심히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행정부의 이런 공개 발언은 북한의 도발에 과잉 대응을 자제할 것을 한국 정부에 주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쪽은,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을 겪은 한국 국방부가 지난달 초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은 물론 그 지휘세력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도발이 발생한다면 (우리 군은)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천명한 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덴버대 교수는 최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진짜 위험은 북한이 한국에 뭔가를 하고 여기에 한국이 대응을 하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려고 깊게 연루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연루의 공포’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 백악관과 국방부 대변인의 공개 언급에 대해 “한국이 혼자가 아니고 미국이 함께 행동한다는 걸 보여준다는 취지”라고 전혀 다르게 해석했다.

 

한편, 카니 대변인은 북한군의 동향과 관련해선 “북한의 군사태세에서 대규모 동원이나 군의 재배치 같은 변화를 발견할 수 없다. 북한의 언사를 뒷받침할 만한 행동을 보지 못했고, 중대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며 “이는 주목할 만한 중요한 문제로, 이런 ‘언행 불일치’는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석진환 기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