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와 국제 정세

보이지 않는 손 미국?, 아니 너무도 잘 보이는 손 미국!

DemosJKlee 2015. 12. 31. 05:17

‘보이지 않는 미국의 손’ 일본 뒤에 미국 있다…일본이 위안부협상에 적극적인 이유

2015-12-28 09:32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지난 24년 간 난제로 남아 있던 위안부 문제가 결정적 분수령을 맞고 있다.

법적 책임을 둘러싼 양국의 첨예한 인식 차에도 불구하고 어느 때보다도 해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외교가에서는 한일 두 나라 정상간 조기 타결 의지 이외에 물밑에서 ‘보이지 않는’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우리 입장에서는 최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다진 한미동맹이 위안부 문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이 위안부 협상 카드를 전격적으로 제시한 이후 외교장관 회담 직전까지 미국을 끌어들이면서 한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위안부 난제와 관련된 미국의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일 양국의 전격적인 위안부 협상에 대해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는 공식적으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침묵은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과거보다는 미래를 강조해 왔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감안할 때 일본의 적극적인 위안부 해결 의지에 암묵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전격적인 위안부 협상 제시에는 물밑에서 미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거란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복수의 일본 언론들은 28일 양국 외교 수장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최종 타결할 경우 내년 3월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공동 문서를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한ㆍ미ㆍ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한일간 군위안부 문제가 타결될 것에 대비해 미국에 환영 성명 발표 준비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냈다. 미국 정부의 성명 발표로 위안부 문제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이 처럼 위안부 협상에 자신만만하게 미국을 끌어들이는 데는 미국 측의 시각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은 군사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한ㆍ미ㆍ일 3각 안보 협력을 최우선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위안부 난제에 대해 일본이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고 한국은 과거사와 경제ㆍ안보이슈를 분리하는 형태로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왔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엄청나게 지독한 인권침해(terrible egregious violation of human rights)”라며 일본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은 당시 공동기자회견 발표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시에 “이런 과거사를 둘러싸고 있는 긴장을 해소하는 동시에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하면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과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양국이 위안부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더 강조했다.

올해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위안부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한국은 과거사에만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워싱턴 외교가의 기류가 다수 반영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강고한 동맹을 감안할 때 우리 입장에서는 명분을 지키는 파국보다는 타협점을 찾는 해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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