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와 국제 정세

키신저의 귀환…트럼프는 그가 선택한 '백도어맨'인가

DemosJKlee 2017. 2. 4. 22:22

흥미로운 글...트럼프와 헨리 키신저의 관계. 

,,..그런데, 트럼프가 키신저의 백도어맨일까, 아니면 트럼프가 키신저를 이용하는 것일까 의문이 생김.

--- 도널드 트럼프가 헨리 키신저의 백도어맨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전략경제학자인 F. 윌리엄엥달은 1월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최근 세계 평화의 정치인이라 자부하는 키신저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운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는 세계 지정학적 패권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키신저의 백도어맨(Back Door Man)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

*관련기사--주간경향 [조찬제 선임기자의 월드 프리즘]우크라이나 사태 뒤에 ‘네오콘’ 있다?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7&artid=201502161720441&pt=nv#csidx68b133359d4632aa7a0fd87b597d26b


키신저의 귀환 … 트럼프는 그가 선택한 '백도어맨(Back Door Man·물불 안 가리고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인가

2017-01-12 11:19:20 게재

백도어맨 (Back Door Man)이라는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유래는 1961년 윌리 딕슨이 작곡한 블루스곡의 제목이었다. 남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기에 늘 뒷문으로 드나들며 애인을 만나야 했던 한 남자를 가리킨다. 이후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1974~1977) 시절 백악관 수석보좌관이었던 딕 체니를 일컫는 말이 됐다. 목표로 삼은 건 물불을 안 가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Back Door에는 부정한 수단이라는 뜻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각료 인선이 속속 진행되면서 트럼프가 헨리 키신저의 백도어맨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전략경제학자인 F. 윌리엄엥달은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최근 '세계 평화의 정치인'이라 자부하는 키신저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운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며 트럼프는 세계 지정학적 패권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키신저의 백도어맨 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글 전문.


트럼프의 선거 표어는 한마디로 '기득권과 특권의 철폐'였다. 지난해 10월 선거 막바지 유세에서 트럼프는 "수십년 특혜의 역사를 종식시키겠다.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제 워싱턴 D.C의 정치권에 고인 오물을 빼야 할 때다. 나는 미국 정부를 다시 한 번 정직하게 만들기 위해 윤리적 개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지난달 2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찾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시 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자의 인선을 보면 미 역사상 그렇게 많은 재벌갑부를 각료로 올린 경우가 없었다. 교육부장관에 암웨이 가문의 벳시 드보스를, 상무부장관에 윌버 로스를, 중소기업청장에 린다 맥마흔을, 육군장관에 빈센트 비올라를 각각 임명했다.

월가 기득권의 대명사인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 재무부 장관에 스티븐 므누친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개리 콘을 내정했다. 대통령인수위 집행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나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도 속속 입성했다. 방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 이사인 제임스 매티스를 국방장관에, 안보컨설팅기업을 운영하던 마이크 플린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한편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은 국무장관으로, 텍사스 전 주지사인 릭 페리는 에너지부 장관으로, 오클라호마 법무장관 출신의 스캇 프루잇은 에너지보호청장에 뽑혔다.

키신저 지정학을 위한 백도어맨

하지만 핵심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다. 그는 트럼프의 비공식 핵심 외교자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키신저의 최근 행보를 추적하면 흥미로운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26일(현지시간) 독일 유력 일간지 '빌트'는 트럼프 인수위 위원들의 메모를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경제제재를 부과한 것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빌트는 나아가 "메모에 따르면 현재 93세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의 비공식 최고 외교정책 자문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키신저는 러시아와 미국이 보다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 방안에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는 한편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에 부과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외교정책의 변화에서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요인은, 러시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끌어들이려는 키신저의 지정학적 야심이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1963~1969)이 재임 당시 "텐트 밖의 적이 우리를 향해 오줌을 누게 하는 것보다 텐트로 끌어들여 밖으로 오줌을 누도록 하는 게 낫다"(Better to have them inside the tent pissing out than outside pissing in)고 말한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키신저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 그가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처럼 '개별 국권을 존중하는 다극화된 세상'은 결코 아니다. 키신저의 목표는 미국의 세계패권을 위협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양자축을 서서히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2014년초 오바마 대통령이 은밀히 지원한 우크라이나 쿠데타는 키신저의 일평생 소원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그의 소원은 1991년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 붕괴 당시 데이빗 록펠러가 언급한 '단일 세계정부를 향한 진군'이다. 당시 록펠러는 "정치와 금융엘리트들이 초국가적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지난 수세기 동안 민족자결권에 기반한 세계 체제보다 낫다"고 말했다.

빌트는 "트럼프-키신저 메모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달리 말하면 트럼프와 키신저는 오바마 행정부가 펼쳤던 '반 러시아 전략'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진정한 힘의 균형

키신저는 '힘의 균형'을 통해 지정학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영국식 전략을 신봉하는 인물이다. 영국식 '힘의 균형'은 1386년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이 맺은 '윈저협정' 이후 영국의 군사외교 골간이 됐다. 두 개의 경쟁국이 있을 경우 보다 힘이 약한 나라와 연합해 더 강한 나라를 굴복시키는 전략이다. 일단 강한 나라를 제거한 뒤 시간이 흘러 연합한 나라의 힘이 약해지면 그 역시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대영제국 수립 후 제2차 세계대전까지 눈부신 성과를 거둔 군사외교 전략이다.

영국식 힘의 균형 전략은 철저히 '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반면 키신저가 주도했던 미국의 군사외교 전략은 '균형'에 무게추가 놓였다. 나폴레옹 전쟁 후인 1814년 열린 비엔나회의에서 영국 외무장관 캐슬레이는 '어떤 유럽 나라도 다른 나라를 지배할 수 없다'는 골자의 국제협정을 이끌어냈다. 이 협정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까지 유지됐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간과하는 점은 비엔나협정으로 인한 대륙적 힘의 균형 때문에 약 1세기 동안 영국이 해양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키신저는 1950년 하버드대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제목은 '회복된 세계 : 오스트리아 재상 메테르니히와 영국 외상 캐슬레이의 평화협정'이었다. 영국의 힘의 균형 전략은 키신저의 마키아벨리적 음모전략 핵심이다. 키신저는 1960년대 록펠러 가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논문에서 "외교는 현실적 파워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하지만 외교는 도덕주의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복잡한 힘의 관계를 이해한 뒤 그것을 자신의 목적에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썼다.

키신저는 1950년대부터 넬슨 록펠러와 데이빗 록펠러 등 록펠러 가문과 친분관계를 맺었다. 키신저는 록펠러 가문의 세계화 또는 세계정부 구상에서 핵심 전략가 역할을 맡았다. 키신저는 서구의 극소수 권력 엘리트들로 구성된 국제적 비밀 압력단체 빌더버그회의나 데이빗 록펠러가 국제주의적 야심을 갖고 1973년에 설립한 삼각통치위원회 등에서 전략자문 역할을 맡았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1971년 친구인 데이빗 록펠러에게 요청해 닉슨 대통령이 구상하는 '중국 개방'에 힘을 보태도록 한 인물도 당시 국무장관 키신저였다. 키신저가 힘의 균형 전략을 통해 노린 지정학적 목적은 중국을 끌어들여 소련을 제압하려는 것이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주요한 두 개의 적국 중 하나였지만 소련보다 힘이 약했다. 중국을 소련에 대항하는 서구동맹으로 끌어들여, 더 강한 적인 소련에 대항하고자 한 것이었다.

2017년이 시작되면서 힘의 균형 전략 등장인물이 그 역할을 바꿨다. 중국은 약 30년 이상 서구의 전폭적 지원 아래 산업·경제적 확장을 거듭했다. 오히려 도가 지나쳐 데이빗 록펠러의 세계정부 구상에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했다. 소련의 붕괴에 이어 등장한 러시아는 경제적 노예상태와 산업기반의 철저한 파괴 등을 겪었다. 키신저의 관점에서 러시아는 중국보다 힘이 약한 등장인물이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과 연합한 상태다. 데이빗 록펠러가 구상한 세계 정부론이 여태까지 맞닥뜨린 적들 중 가장 가공할 만한 상대다.

키신저의 이례적인 외교

이같은 관점에서 최근 키신저의 행보를 보면 급부상하는 유라시아 대륙이 서구지배의 단일세계질서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지 잘 보여준다. 키신저는 최근 카지노 재벌 출신의 정치 신출내기인 트럼프 당선자를 타인에 불쾌한 감정을 줄 정도로 칭송, 적지않은 충격을 줬다. 지난달 초 CBS TV 인터뷰에서 키신저는 트럼프를 가리켜 "매우 사려깊은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위축시켰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단히 새롭고 주목할 만한 어떤 정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는 트럼프 행정부에 엄청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좀더 들여다보면 정치 신출내기 트럼프에게서 키신저의 체취는 더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국방장관으로 내정한 '미친 개' 제임스 매티스는 2016년 초까지 키신저와 함께 캘리포니아 소재 의료기술업체 '테라노스' 이사를 지냈다. 트럼프가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큰 공을 세운 패튼 장군에 비유하기도 한 매티스는 지난해 8월 오바마와 부시, 빌 클린턴 행정부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전 행정부들은 국가안보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점이 없었기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 테러리스트 단체들의 점증하는 위협을 무시해왔다는 내용이다.

키신저의 흔적은 국무장관 내정자인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엑슨모빌은 록펠러 가문이 쌓은 부의 원천으로, 키신저는 틸러슨을 강력 추천했다. 이유는 틸러슨이 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러시아 국영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였다. 키신저는 틸러슨을 비난하는 측에 맞서 "러시아와 지나치게 친밀하다는 것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는 비난이다. 엑슨모빌 수장으로서의 역할은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다. 만약 러시아와의 협력적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엑슨모빌의 수장으로서 전혀 쓸모없는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티스처럼 틸러슨도 키신저와 함께 일하고 있다. 키신저와 틸러슨은 워싱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이사들이다.

고도로 숙련된 키신저의 비밀외교 전략은 1973년 10월 이스라엘-아랍연합군의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을 촉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의 키신저 역할을 가리켜 '세계적 수준의 정치인'으로 인정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키신저는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을 만났다. 러시아 크레믈린 대변인 드미트리 레스코프는 "푸틴 대통령과 키신저가 개인적으로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며 "둘은 오랜 관계를 지속하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 키신저는 개인 자격으로 중국 시진핑 주석의 초청을 받아 베이징을 방문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대 중미관계 전망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키신저는 1971년 이래 미 외교정책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인물로 중국이 유일하게 신뢰하는 인물이다.

비공식 외교자문으로서 키신저는 트럼프 당선자와 전례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키신저는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와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키신저가 추구하는 영국식 힘의 균형 전략은 모두 중국과 이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를 위해 푸틴의 러시아를 활용해 서구 단일지배 체제에 도전하는 중-러-이란의 연합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키신저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간에 불신과 증오를 심으려 할 것이다.

최근 세계평화의 정치인이라는 키신저가 급부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이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애초부터 도널드 트럼프는 헨리 키신저가 선택한 '백도어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지정학적 패권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목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