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한국, ‘유리천장 지수’ 올해도 꼴찌
한국, ‘유리천장 지수’ 올해도 꼴찌
등록 :2022-03-08 15:58수정 :2022-03-08 16:02
여성 노동환경 평가, 29개국 중 29위
임금격차, 관리직·이사회 비율 등 최악 “여전히 가족·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노동에서의 여성 역할과 영향력을 조사해 집계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10년째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일(현지시각) 유리천장 지수의 순위를 공개했다. 유리천장 지수 1위는 스웨덴이었고, 29위는 한국이었다.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 나라 가운데 29개 나라의 성별 임금격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기업 내 여성 관리직 및 임원 비율,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10개 항목의 각 나라 현황을 종합해 산출한 지수로,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부터 매해 발표하고 있다.
유리천장 지수 상위 1~4위 국가로는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가 꼽힌 반면, 하위 26~29위 국가에는 스위스, 터키, 일본, 한국이 자리했다. 하위 4개 나라의 순위는 모두 10년째 같은 자리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이 여전히 가족이나 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본과 한국은 하위 2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성별 임금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는 조사 대상국 평균(13.5%)보다 2배 이상 큰 31.5%를 기록했다. 성별 임금격차가 한국 다음으로 큰 이스라엘(22.7%), 일본(22.5%)에 견줘서도 9%포인트가량 차이를 보였다.
여성이 직장에서 관리직이나 임원이 되기 어려운, ‘유리천장’과 직결된 세부 항목에서도 한국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여성 중간관리자 비율은 15.6%로 28위였고, 상장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8.7%로 29위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여전히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믹스가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발표한 지수에서 종합 20점대(만점 100)를 받아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 시작된 평가에서 올해까지 10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스웨덴은 80점을 넘어 선두를 달렸고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다른 북유럽 선진국이 차례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에는 미국(20위), 독일(21위), 영국(24위), 일본(28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는 남녀 고등교육 격차, 소득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세부 지표를 종합해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산출한다.
여기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일하는 여성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남녀 소득격차 29위(최악), 관리직 여성 비율 29위,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29위, 여성 노동 참여율 28위, 남녀 고등교육 격차 28위, 의회 여성 의석 비율 27위 등 대다수 부문에서 저평가를 받았다.
이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사회적 권한이 작고 노동시장에서 소외되는 수준이 높으며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남녀소득 격차가 무려 35%"라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고작 59%로 남성의 79%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여성의 사회적 권한을 높이기 위해 추진해온 제도도 미진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올해까지 정부 고위직의 10%, 공기업 임원직의 20%, 정부 위원회의 40%가 여성몫이 되길 원했으나 목표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상장기업의 이사 98%가 남성이고, 여성이 대표인 기업은 109곳 중 1곳꼴이며 관리직의 10% 남짓만이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민간부문에서도 성평등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부문에서 일본에 이어 조사대상국 가운데 2위였으나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문화적, 사회적 규범이 일터에서 성평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아시아에서 많은 여성이 가족 또는 전문직업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정 내 노동은 한심할 정도로 균형이 무너진 상태"라며 "한국이나 일본을 예로 들면 여성은 가사, 장보기 같은 무보수 활동을 남성보다 5배 정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