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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유도선수 추성훈, 한국 스포츠계 파벌 싸움의 희생양

문화읽기

by DemosJKlee 2008. 4. 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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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버엔딩스토리에서 추성훈에 대한 방송을 했다. 재일교포-사실, 이 표현부터 바꿔야 한다-로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유도가 좋아서 유도를 했고, '조국'의 국가대표로 뛰고 싶었다.

- 그러나, 부산시청에 입단한 그에게 '조국'은 한국 스포츠계, 유도계의 파벌싸움과 학연을 바탕으로 한 연고주의의 뼈아픈 상처만을 돌려줬다.

- 그는 결국, 국적이 아닌 유도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국가대표로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것도, 그에게 애국!을 요구하면서도 상처만을 안겨줬던 조국의 국가대표를 상대로 해서.......

- 일각에서는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지만, 과연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래도 그는 유도선수로, 그리고 현재는 K-1 선수로 나름대로 유명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그에게도 일본에서의 자이니치에 대한 차별, 조국의 무시가 가슴아프게 다가가는데...... 그야말로 이름없는 재일교포들의 삶이란 달리 말해 무엇할까?

-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고, 민족이란 무엇이며, 또한 국적이란 무엇일까?

- 그토록 그에게 아픔만을 주었던 조국인데도, 그에게 반칙 사커킥을 날려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던 일본 선수가 '일본인은 강하다'라고 외치는 그런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도 양쪽 팔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함께 붙이고 경기에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떠오른 질문들이다. (memo by 이준규)   

 

 

아시안게임 金` 추성훈 착잡했던 심경(2008년2월28일)

 
 

태극기와 일장기의 중간을 바라봤다.”

 

 

[TV리포트]유도선수 출신 파이터 추성훈이 27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2002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추성훈은 재일교포 4세에서 국가대표가 되려고 고국을 찾았지만, 실력 이외의 것들로 국가대표의 꿈이 좌절돼 사랑하는 유도만은 저버릴 수 없어 일본으로 귀화하게 됐다는 사연을 들려줬다.

 

“일본에 있을 땐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에선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도 아닌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 국내 유도계 파벌을 넘어설 수 없었던 이야기도 덧붙였다.

 

추성훈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 후 국가대표로 발탁,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한을 풀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이 한편의 드라마다. 결승전에서 한국선수와 맞붙은 것. 더욱이 장소가 한국에서 3년간 유도생활하며 머물다시피 한 부산 구덕운동장이었다.

 

MC 강호동은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에 복수하고 싶었냐”고 물었다.

 

추성훈은 담담한 어조로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냥 성훈이가 일본 대표선수가 되어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고 한국 감독과 선생님들이 ‘아깝다’라는 생각을 가지게는 하고 싶었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데 어찌 조국을 미워할 수 있겠냐는 말. 대신 오기와 근성으로 빚어진 땀의 대가를 보여주고, 실력으로 모든 상황을 이겨냈음을 당당히 말하고 싶었단다.

 

이어 “당시 1위를 하고, 한국인이 2위를 했으니, 일장기와 태극기가 함께 올라갔을 텐데 어딜 보았냐”라는 질문엔 “태극기도 일장기도 바로 볼 수 없는 마음에 그냥 중간을 바라봤다”고 여전히 두 개의 국적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에둘러 설명했다.



 

추성훈의 굴곡진 운명과 한국사회의 단면을 동시에 보여줘 보는 이들에게많은 생각을 갖게 했을 법한 사연이었던 셈. 개인만 놓고 보았을 땐 오뚝이 같은 추성훈의 승부근성이 돋보였던 내용이었다.

 

[마이데일리 = 김현기 기자, 2008년2월28일] 2월 28일 인천국제공항.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금의환향했다. 관심은 금메달 6개를 획득하며 '세계 최강'을 확인한 쇼트트랙 선수단에게 모아졌다.

 

그러나 기자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씁쓸한 느낌을 받아야했다. 한 선수가 금메달 획득 소감에서 자신과 같이 훈련한 동료들 및 코치만 조목조목 짚어가며 "같이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라는 말을 했기 때문. 토리노에서도 같은 내용을 밝혔던 이 선수는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한번 이를 확인 시켜줬다. 파벌싸움으로 얼룩진 쇼트트랙의 현주소를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곪을대로 곪았던 고름은 결국 4일 터지고 말았다.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쇼트트랙 선수들을 환영하기 위해 빙상 관계자들과 취재진들이 몰려들었건만 들려오는 것은 승전보에 대한 박수가 아니라 파벌싸움에 대해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한 한 선수 아버지의 고성이었다. 해당 선수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올랐다는 긍지보다도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바람이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사회, 어느 나라, 어느 스포츠계에 파벌과 편가름이 없겠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스포츠계에서 파벌싸움은 엘리트 체육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한체대와 비한체대, 연고대와 나머지 대학으로 분류되는 한국 학원 스포츠의 현주소는 '실력'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깨끗한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 지 오래다. 다만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과 토리노 올림픽 최고성적 등 최근의 개가 때문에 암암리에 가려졌을 뿐이다.

 

특히 한국스포츠는 심판판정이나 동료 선수들의 밀어주기, 라이벌 선수들의 고의적인 방해에 의해 실력있는 선수들이 탈락하는 종목이 많다는 점에서 시급한 '치료'가 요구된다.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가 동계올림픽 전에 문제삼았듯이 쇼트트랙은 개인전에서도 얼마든지 팀플레이로 1~3위 싹쓸이가 가능하다. 유도나 태권도도 심판진 구성 여부에 따라 패한 선수가 패인을 납득할 수 없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는 종목이다.

 

따라서 이번 문제를 계기로 한국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 차원의 시급한 대처가 요구된다. 금메달을 딴 선수에 대한 포상도 중요하지만, 1등을 할 수 있는 선수가 1등을 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방안과 전반적인 스포츠계의 화합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 체육 위주로 꾸려가는 한국스포츠에서 '억울하게 당한' 선수는 인생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지금은 격투기 선수로 유명한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명 추성훈)는 한체대와 용인대로 갈라져 치열하게 다투던 유도계 파벌싸움의 희생자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진 국제대회에서 심판이 모두 외국인으로 구성되자 "이번엔 실력으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을 정도. 결국 한국국적을 포기한 그는 2002년 아시안게임에서 유도 종주국 일본대표로 뽑힌 뒤 당당하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깨끗한 경쟁과 정정당당한 승리'. 세계 10위권의 한국스포츠가 반드시 복원해야 할 과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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