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삐삐” 날카로운 소리가 고막에 내리꽂혀
‘음향 대포’ 직접 맞아보니
“자~, 이제 시연하겠습니다.”
경찰의 예고와 함께 기자들을 향해 음파가 날아들었다. “삐삐삐삐” 하는 소리가 귓속을 울렸다. 소음이 아주 컸다. 분명 내가 듣고 있는 건 소리인데 사방으로 퍼지는 소리라기보다는 뭔가가 날카로운 것이 고막에 내리꽂히는 느낌이었다. 경찰은 "소리가 좌우로 넓게 퍼지지 않고 거의 똑바로 모아지면서 나가게 된다"며 "이 소리를 듣고 달아나지 않는 시위대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파를 듣고 있자니, 매우 불쾌한 느낌이 치밀었다. 내가 시위대라면 당장 현장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 같았다. 좀더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귓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싶어졌다. 취재 때문에 꾹 참았지만 귓속이 계속 근질거렸다.
음파가 끝나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지는 느낌이 밀려왔다. 그런 느낌은 3초 정도 지속됐다.
음향장비로부터 100m 근방과 64m 근방, 32m 근방으로 나뉘어 시험대에 섰다. 거리마다 130db, 140db, 150db씩 세 차례 발사되는 음파를 들었는데 100m 근방에서 들었을 때는 조금 견딜만 했지만, 30m 근방에서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웠다.
음파를 듣고난 뒤에도 두통은 가시지 않았다. 왼쪽 뇌 부위를 계속 뭔가가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됐다. 3시간이 지난 뒤에도 두통과 같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느낌은 사람마다 다른 듯 했다. 어떤 기자는 아무렇지 않다고 했고, 다른 기자는 그냥 불쾌하고 짜증난다고 호소했다. 음파에 대한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른 탓인 듯했다.
시연에 참여한 경찰은 귀마개를 착용했고, 음파를 쏠 때 일부 경찰은 괴로운 듯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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