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태평양 억지구상(PDI)'-"中 견제하라" 美의회, 바이든에 22억달러 쥐여줬다

동북아와 국제 정세

by DemosJKlee 2020. 12. 14. 07:40

본문

[매일경제]"中 군사굴기 견제하라"…美의회, 바이든에 22억달러 쥐여줬다

美 정치권 초당적 지원 합의

국방예산에 중국 대응 명목 `태평양 억지구상` 항목신설
향후 대폭증액 가능성도 커
美, 대만에 미사일 추가수출  中, 무기수출국 2위 도약

  • 신헌철 기자
  • 입력 : 2020.12.07 17:31:23  수정 : 2020.12.07 19:13:15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이 조 바이든 차기 미국 정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 높은 가운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양국이 군사력 증강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상하원이 합의한 2021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태평양억지구상(PDI·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항목이 신설됐고 여기에 22억달러(약 2조3800억원)가 배정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 5년간 전 세계 2위 무기 제조 국가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자체 국방력 강화를 넘어 세계 최대 무기판매국인 미국 지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구체적인 집행 내용도 정해지지 않은 태평양억지 예산을 책정한 배경에는 이 같은 중국 `군사굴기`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회가 태평양억지구상이라는 명목으로 내년부터 편성하기로 한 예산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대비 태세를 증진하고 동맹을 강화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일단 예산을 배정해놓으면 의회가 국방부에서 사용 계획과 내용을 보고받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이 확보된다. 이번 법안은 국방부 장관이 내년 2월 15일까지 의회에 관련 예산 사용 계획을 보고하도록 했는데, 이는 바이든 정부에 재량권을 주는 동시에 집행 의무도 부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측은 법안 요약본에서 "태평양억지구상은 중국을 비롯한 잠재적 적들뿐 아니라 동맹국들에도 미국이 역내 이익 보호에 깊이 개입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의회가 제시한 태평양억지구상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인 2014년 미국이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북서대양조약기구(NATO)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유럽억지구상(EDI)`과 닮은꼴이라는 분석이다. 태평양억지구상 첫 예산인 22억달러는 2021 회계연도 전체 국방예산(7405억달러)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지만 향후 대폭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담당 국장은 WP 인터뷰에서 "우리는 말만 하고 돈을 집어넣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의회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WP는 이번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는 공격용 잠수함 2척을 건조하기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방부가 초소형 전자기기부터 마스크까지 중국 제조업에 대한 미국 군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해외 주둔 미군이 화웨이, ZTE 등 중국산 기술을 사용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권고 조항도 눈에 띈다.

중국 군사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자료도 이날 알려졌다. 매년 전 세계 무기 수출 내용을 분석해 보고서를 내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상위 25대 무기 제조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4곳 포함됐다. 이들은 2019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4.8% 증가한 567억달러(약 61조원)어치 무기를 판매했다. 미국 12개 방산기업이 2212억달러(약 239조원)를 수출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상 25.6% 수준이다. 중국은 이미 단일 국가 중 3위인 러시아(139억달러)를 크게 따돌렸다. SIPRI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자체 생산되는 무기의 주요 구매처이긴 하지만 수출액도 2008년 대비 38%(2017년 기준)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군사 갈등의 핵심 지역인 대만에 미국 패트리엇3 미사일이 추가로 수출된다. 미국은 대만에 2027년까지 중국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300기를 수출할 예정이라고 대만 현지 매체가 전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 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곧 단행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홍콩 입법회(의회) 야당 의원들 축출에 관여한 전국인민대표대회 관리와 홍콩 정부의 공산당원 등 14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등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애국심`을 골자로 하는 홍콩 입법회 의원의 자격 요건과 관련한 결의안을 채택했고, 직후 홍콩은 야당 의원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했다.

한편 국방수권법안에는 국방부가 주한미군 병력을 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하려면 관련 계획을 최소 90일 전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해외 주둔 미군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회가 이를 감독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 감축을 위해선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 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으며, 한국 일본 등과 이를 적절하게 논의했다는 등 사실을 국방부가 의회에 입증하도록 규정한 기존 문구가 그대로 유지됐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