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 육군을 총괄하는 찰스 A. 플린 사령관이 대만 유사시 '한국군'(R.O.K. military)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미 인태지역 ‘톱’이 대만 유사시 한국군 참여 여부를 직접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플린 사령관은 6일 경기 평택시 미 험프리스 기지에서 채널A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대만 유사시 한국의 역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한국군이 한국뿐 아니라 다른 동맹을 보호하는 데에도 함께 해주면 기쁠 것(pleased)"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군을 보는 것 자체가 (한미) 동맹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라며 "중국의 무책임하고 교활한 행동(irresponsible and insidious behaviors)에 맞서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6일 경기 평택시 미 험프리스 기지에서 채널A와 단독 인터뷰를 갖는 찰스 플린 미국 태평양육군 사령관
플린 사령관은 아태 지역에 중국을 견제할 목적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배치될 미사일 종류에 대해서는 사거리 1600㎞의 해상타격용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나 장거리 함대공 유도미사일 'SM-6'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배치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soon) 배치되고 나면 알게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이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이는 1987년 구소련과 중거리핵전력(INF)전폐조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입니다. 2019년 해당 조약이 사실상 파기된 뒤 미사일 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을 가시화한 셈입니다. 최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배치 장소로는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인태 지역 내 주요 동맹국인 한일 간 군사 훈련 증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의 불안정한 관계로 훈련이나 협력에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향후 한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가 미 하와이나 알래스카에서 함께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두 동맹국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1950년 6·25 한국전쟁 당시 자신의 아버지가 16개월간 현역으로 복무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에 아버지가 (한국전쟁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기억이 명확하다. 아버지와 제 세대에 걸쳐 두 세대 동안 한국이 이룬 성과를 보는 것은 매우 극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린 사령관은 4일 신원식 국방부장관을 면담하는 등 국내 일정을 마치고 7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동맹국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합니다.
평택=김민곤 기자
美사령관 “대만서 中과 충돌땐 주한미군 물자
2023--03-01
동아일보
대만 인접 韓-日 ‘병참기지화’ 구상 박진 “대만해협 현상변경 반대”에 中외교부 “말참견 허용 안해” 발끈
찰스 플린 미국 육군 태평양사령관은 27일 중국에 대한 군사적 억지 전략과 관련해 “한국의 미군 사전배치물자(APS)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경우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자를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플린 사령관은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 세미나에서 “중국은 ‘내선(interior line)’을 통해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 주요 표적인 대만 옆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미국이 갖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통로는 장기 군사역량을 전진 배치해 역내 동맹 및 파트너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사전배치물자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군의 사전배치물자는 한국, 일본, 괌 등 전략적 요충지에 전차, 장갑차, 자주포, 트럭, 탄약, 유류 등 군수물자를 미리 배치해 놓는 것을 말한다.
플린 사령관의 발언은 대만에서 미중 무력 충돌 시 대만과 가까운 중국이 장병과 군수물자 보급에 유리한 만큼 미군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사전배치물자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물자를 지원할 수 있는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과의 충돌 시 한국을 병참기지로 활용하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대만해협에서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발끈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부용치훼는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어조가 담긴 표현이다. 앞서 박 장관은 22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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