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책회의' 파문…靑 "우린 듣기만 했다"?
이동관 "귀신이 곡할 노릇, 누가 도청이라도 했다면…"
2008-08-22 오전 11:06:34
신임 KBS 사장 인선문제로 청와대 주요 인사들과 KBS 전현직 임원들이 만나 '대책회의'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은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만나 KBS 신임 사장 인선과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 김은구 전 KBS 이사,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전 KBS 이사), 최동호 육아TV 회장(전 KBS 부사장) 등 당시 KBS 새 사장 후보군을 이루고 있던 인사들도 참석했다.
특히 이 중에서 김은구 전 KBS 이사는 KBS 이사회가 21일 24명의 새 사장 후보 응모자 가운데 추려낸 5명에 포함돼 주목된다. 사실상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등이 참석한 당시 자리에서 '낙점'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기 때문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KBS 문제가 매우 중요하니 후임 사장을 잘 정해야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김인규 씨가 힘들어졌다. 후임 사장을 잘 뽑아야 한다"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정말 듣기만 했다"…'해명'은 했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
▲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보도가 나온 직후 청와대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됐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저를 포함해 정정길 실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KBS의 공영성 회복과 방만경영 해소라고 하는 과제에 대해 방송계 원로분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잘 알다시피 박흥수 위원장은 방송계 경험이 풍부한 분이시고, 최동호 전 부사장도 KBS가 안고 있는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면서 "또 김은구 씨도 KBS 사우회장이시니까 직원들의 처지나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여론수렴' 차원에서 만들어진 자리라는 해명이다.
이동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 자리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주선으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최시중 위원장께서 청와대 쪽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연락을 해 왔고, 정정길 실장님은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제가 제안을 해서 모시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인선과 관련해 누가 적임이다, 아니다는 이런 이야기는 일체 없었다"며 "잘못 이야기를 하면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정정길 실장과 저는 정말 듣기만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KBS 공영성 회복'을 위한 '원론적 언급'밖에 없었다는 해명도 이어졌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유재천 이사장은 "KBS이사회가 자율성을 갖고 예산편성 문제나 사장인선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다른 참석자분들로부터는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인선이 중요하다는 의견개진이 많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청와대 주요 인사들과 KBS 이사장, 방송통신위원장, 그리고 신임 사장 물망에 오르던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사장 인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대변인은 "보도에는 '김인규 씨가 힘들어졌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나왔는데 (김인규 씨의 포기는) 당시 결정된 일이 아니었다"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사로서 'KBS 장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김인규 씨는 지난 19일 '응모포기'를 선언했다. 이 대변인의 주장대로라면 청와대 측은 김인규 씨의 '결단'이 나오기 불과 이틀 전까지도 전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여서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변인은 "이 자리를 편하게 생각했던 것은 제 불찰"이라면서 "알려지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 자체가 누구를 낙하산으로 하자고 논의하는 자리였다면 오히려 더 고려를 했겠지만, 편하게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 자체가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경위에 대해 이 대변인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누가 도청을 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차라리 도청 내용이 밝혀지면 의혹이 해소될텐데…"라고도 했다.
송호균/기자
KBS 노조 "김은구 사장 임명하면 총파업"
청와대 'KBS 대책회의'에 반발 … "유재천 이사장 물러나라"
2008-08-22 오후 7:27:51
청와대 주요 인사들과 차기 KBS 사장 후보로 꼽힌 인사들이 만나 이른바 '대책회의'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자 KBS노조와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22일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꼽히는 김은구 전 KBS 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KBS 노조는 김 전 이사가 차기 사장에 임명 제청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간 김 전 이사는 성격이 모호한 인사였으나 이번 사태로 '낙하산 인사'임이 분명해진 것.
KBS 노조는 이날 "낙하산 모의, 유재천 김은구는 사퇴하라"는 성명을 내 "이날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과 발언 내용을 볼 때 이 자리가 어떤 성격의 자리였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다"며 "KBS 차기 사장 문제를 밀실에서 결정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KBS 노조는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은구 전 KBS이사는 사장 후보 공모에 응모했고, 유재천 이사장은 김 전 이사를 차기 사장 후보 5배수에 포함시켜 발표했다. 이제 남은 일은 이사회가 5배수 후보 가운데 김은구 전 이사를 최종 후보로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뿐일 것"이라며 "전형적인 낙하산 사장 임명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만에 하나 밀실논의를 통해 청와대가 낙점한 김은구 전 이사가 차기 사장으로 임명 제청될 겨우 노조는 가장 강력한 총파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유 이사장과 김 전 이사는 KBS의 정치 독립을 훼손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KBS 사원행동도 "청와대는 KBS에서 손을 떼라"는 성명을 내 "꼭두각시 이사들이 숨가쁘게 움직이는 이유가 있었다. 모두 청와대의 각본이었다"면서 "KBS를 둘러싼 싸움은 꼭두각시 이사회를 넘어 KBS를 장악할는 정권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들은 "유재천 이사장은 권력이 정한 시나리오에 부응하기 위해 KBS에 경찰을 난입시킨 것도 모자라 직접 청와대 핵심관계자에게 KBS 사장 제청권을 넘기느냐"며 "유 이사장은 KBS인들에게 사죄하고 물러나라. KBS 이사회 역시 후임 사장 선임절차를 중단하고 원점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라"고 경고했다.
채은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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