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를 맞아 한국방송공사(KBS), 문화방송(MBC), SBS 등 각 지상파 방송사 사장이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현 상황을 심각한 '경영 위기'로 판단했지만 그 처방은 각각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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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병순사장 "기자, PD 자기 일에만 몰두하길"
KBS 이병순 사장은 신년사에서 자사 기자, PD들에게 일종의 '협박성' 주문을 했다. 이병순 사장은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라며 "우리 모두의 제자리 찾기·자기 일, 자기 자리 찾아가기를 서둘러야 한다"며 "기자는 기자 할 일을 하고, PD는 PD 할 일을 하고, 모두가 자기 일에 몰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남의 일에 대한 간섭이나, 자기 본연의 일이 아니면 나머지 일은 회사에 맡겨두자"고 했다.
▲KBS 이병순 사장. ⓒKBS |
이 사장은 "KBS의 정관과 사규가 그것을 요구한다"며 "내가 상관하지 않아도 정의롭게 처리해주는 장치들이 KBS에는 잘 갖춰져 있다"고도 했다. 그간 KBS 내부에서 이병순 사장의 취임을 두고 '관제사장 논란'으로 반대 시위가 일었던 것이나 이 사장 취임 이후 '권력 지향적 보도'가 속출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을 겨냥해 "내 일이 아니면 회사에 맡겨두자"는 방임주의를 요구한 것.
또 이 사장은 "철저한 사전, 사후 심의제도로 우리가 생산하는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실히 담보해야 한다"며 취임사에서부터 강조해온 사전 심의 강화를 강조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독립, 자본으로부터 독립, 사회이익집단으로부터의 독립에다 무엇보다도 자기 주관으로부터의 방송독립이 중요하다"며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폐지 등을 거치며 논란을 일으켜온 이병순 사장 특유의 '공정방송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그는 "방송도 이제는 상품이다. 대체제가 많아지는 상품이다. 당연히 경쟁력이 생명"이라며 KBS 방송의 상업성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지난 가을 개편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봄 개편 때에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공정방송에서 일탈하는 일이 빈번하거나,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공익성이나 채산성마저 떨어지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또다른 프로그램 폐지 논란을 예고했다.
SBS 윤세영 "방송 규제 완화에 전사적으로 나서자"
SBS 윤세영 회장은 "방송 규제 완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며 SBS 구성원들에게 방송 규제 완화 노력에 동참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정부 여당이 '1공영 다민영' 체제를 추진하는 언론 관련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SBS 사장의 이러한 신년사는 '상업주의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 SBS 윤세영 회장. ⓒSBS |
윤 회장은 "'미디어 빅뱅'으로 불리는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는 '규제 완화'가 대세"라며 "코바코 독점체제는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이미 개선의 당위성을 부여 받았고, 지상파 방송 광고의 '자율 판매권' 확보는 우리의 지상 과제"라고 했다.
그는 "지상파와 실질적 경쟁 관계인 종합편성 PP의 출현에 앞서 지상파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중간광고와 협찬, PPL, 광고총량제, 그리고 외주제작 비율과 편성 관련 규제 등 각종 비대칭 규제들은 '공정한 경쟁 환경의 조성'이라는 차원에서 시급히 해소돼야 할 것"이라며 "모든 SBS 구성원들은 미디어가 산업의 한 축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해 나가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변화'와 '개혁'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미래 지향적이고 효율적인 SBS만의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는 게 그 첫 번째 전략이자 기본"이라며 "우리 내부에 낀 거품이 있다면 스스로 이를 걷어내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채은하 기자 (bluesk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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