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에 와 있습니다.
네번째 방문입니다. 나리 바뀌어 8월8일. 9일 내일이 나가사키 피폭일입니다.
오늘 처음 알게 된 사실-언제나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나가사키의 폭심지 공원에는 원폭 "낙하" 지점이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낙하란? 사전적 의미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짐.
--->주로 자연현상을 일컫죠.
즉, 원폭(원자폭탄) "투하"와는 다른 의미입니다.
투하란? 사전적 의미로 던져 아래로 떨어뜨림.
---> 즉, 인간이 인위적으로 아래로 던지는 것입니다.
히로시마-나가사키에 대한 감정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복잡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역사학자들의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 진 것처럼 '원폭투하'가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전후 질서 구축에 있어서, 미국 주도의 헤게모니 구축을 위해 시위(demonstration) 효과를 노렸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바로 원자폭탄투하가 실험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좋은 예가 나가사키입니다.
즉,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우라늄형이었던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달리, 플루토늄형이었습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종류의 원자폭탄을 70만명을 상대로 실험했던 것입니다.
그 70만명 중 10%에 해당하는 7만명정도가 조선인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원폭투하 덕분에 해방되었다는 '환상'에 젖어 들기 전에,
'최소한' 우리는 7만명의 조선인 피폭자들을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올해, 나가사키에서는 세계평화시장회의(Mayors for Peace) 총회가 개최됩니다.
4월5일 오바마 대통령의 프라하연설, 즉 '핵무기 없는 세계' 구상을 밝힌 연설에 고무되어 내년 NPT재검토회의에서 무언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무언가 성과를 내어야만 한다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저는 히로시마-나가사키를 생각할 때, 이제는 한일 간의 역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는 것을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핵무기라는 인류 최대의 죄악의 산물로서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재앙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아직은 그리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만 한 가지.
히로시마-나가사키를 떠올릴 때 '인간'의 존재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정도는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폭심지 공원에 있는 피폭자 추념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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