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제로니모 E-KIA(현장사살)'. 제로니모는 오사마 빈 라덴에 붙인 암호명이란다.리비아 침공 당시의 작전명 '오디세이의 새벽'에 이어 미국의 군사작전 명명법은 정말 경이롭다. 하긴, 많은 미군부대는 아직도 '서부개척 시대'로 포장되어 있는 '아메리칸 인디언 대학살 시대'의 부대명을 그대로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제로니모!!! 미국 백인들은 그를 악명높은 도살자로 역사에 기록하고 싶어하겠지만, 그는 가장 격렬하게 가장 치열하게 그리고 가장 끈질기에 백인침략자들에게 저항한 '아파치족 전사'이기도 하다. 소위 '세기의 테러리스트'에게 제로니모라는 암호명을 붙이다니.... 아파치족의 후손들은 어떤 기분일까? 아무리 역사를 승자의 기억이 독식한다고 해도....
혹시, 미 군부 스스로도 테러와의 전쟁 국면이 형성된 원인에 대해 '아주 쬐끔은' 찔리는게 있어서 오사마 빈 라덴에게 제로니모라는 암호명을 붙인걸까?--- 물론, 아닐거다. 그냥 개념이 없는 걸 거다---
오랜 지인이자 필리핀의 평화운동가인 코라손 파브로스는 자신의 페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Bin Laden’s death should be a time of reappraisal, not celebration. Much has been lost since the 9/11 terror attacks – beyond the lives of hundreds of thousands of Iraqi and Afghan civilians and nearly 6,000 U.S. soldiers." "빈라덴의 죽음은 축하의 시간이 아니라 재평가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9.11 테러 이후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수십만명이 넘는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6천명에 가까운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뉴스를 보니, 오늘은 그래도 좀 차분해 진 거 같은데, 어제 미국은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였는가 보다.
뉴스화면에는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서로 얼싸안고 성조기를 흔드는 맨하탄 타임스퀘어 광장의 모습이 그대로 방영되었다. 그 기분 이해하지 못할 것같지도 않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지난 시간에 대한 '재평가'를 바란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얘기일까 회의적인것도 사실이다. 사실,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 그 나라의 국민들...
그들의 사전에 타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되돌아보는 '성찰'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아니, 그들의 머리 속과 가슴 속에 아메리카, 아메리칸 이외의 다른 나라, 다른 민족, 다른 종교에 대한 생각과 배려의 자리가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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