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나이 보고서 내용과 겹쳐
아사히 “일 안보정책, 미 의향 반영”
“아미티지상 내가 대답하겠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앞으로도 2류 국가가 되지 않습니다. 나는 돌아왔습니다. 일본도 그럴 것입니다.”
지난 2013년 2월22일. 취임 이후 첫 방미 길에 오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방문한 곳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였다. 이날 아베 총리는 미국의 대일정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지일파인 ‘재팬 핸들러’의 주요 인사들이 포진한 이 연구소에서 자신이 추진해나갈 대외정책에 대한 포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 내용은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이 2012년 8월 작성한 이른바 ‘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의 제언에 따라 일본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층 더 공헌을 늘려가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은 어떻게 추진돼 왔을까. 일본 <아사히신문>은 30일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안보법제 개정 방침에 따라 미-일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현재의 법 개정은 미국의 지일파(재팬 핸들러)들이 내놓은 보고서(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의 제언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주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등 안보법제 개정이 실제로는 미국의 의향을 철저히 반영해 추진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법 개정 방향을 보면, 대부분 아미티지-나이 보고서가 제안한 내용과 겹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이 그동안 금지해왔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이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 등은 보고서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해온 일본 헌법에 대해 “미-일 동맹에 장애가 된다. 미·일의 전면적 협력을 위해 이 권한(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이는 지난해 7월 일본 정부의 각의결정으로 현실화했다.
보고서는 이어 일본이 안보 문제에 있어서 지금보다 “책임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며 그 구체적인 임무로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남중국해에 대한 공동감시 등 2가지를 꼽은 바 있다. 아베 정권은 자위대가 전시 중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트고 있고,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 등과의 공동 감시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인식한다”(나카타니 겐 방위상)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26일 일본의 안보법제 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를 만나 “일본이 진행하는 안보법제 개정은 역사적인 노력”이라고 대환영의 뜻을 밝혔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684687.html#csidxa77ee9119725b6890214feff0724573 
아미티지 보고서 요지
2012년 발표(3차)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 등이 15일 발표한 일•미 동맹에 관한 보고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일본은 계속 일류국가이고 싶은가, 이류국가로 만족할 것인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중대한 전환기에 있다.
✓원전 재가동은 일본에 있어서 옳고 책임 있는 한걸음이다.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함께 일본은 미국, 캐나다 등과 보다 야심적이고 포괄적인 교섭에 임해야 한다.
✓지역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일•미•한의 강한 동맹관계가 중요. 일본은 한국과의 역사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미•한은 역사문제에 관한 대화를 확대해, 이 미묘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합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최대의 외교노력을 다해 일•한 긴장을 완화해, 양국의 안전보장에 관심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
✓일•미는 중국의 대두에 대응하는 능력과 정책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어떻게 힘을 행사하는가가 불명확하고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일본은 자국 방위와 함께 책임을 확대해 미국과 함께 지역의 긴급사태에 대응해야 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단행할 경우 독자적으로 소해정을 파견, 남중국해에서는 미국과 협력해 감시활동 강화를.
✓일•미는 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오키나와현 기노완시=沖縄県宜野湾市) 문제에 시간과 정치력을 너무 소비했다. 장기적인 군사력의 바람직한 방향을 계획하는데 힘써야 한다.
✓일•미는 한국과 함께 미국의 확대억제(핵우산)와 관련한 대화를 다시 활성화해 미국의 억제력에 대한 신뢰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1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 2000년 The United States and Japan: Advancing toward a Mature Partnership
2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 2007년 The US-Japan Alliance : Getting Asia Right throug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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