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후쿠다, 결국 ‘아소’ 카드 꺼내 | |
첫 개각서 간사장 임명…대중적 인기 고려한 듯 식민지배 정당화 발언 등 한-일관계 파란 예상 기사등록 : 2008-08-01 오후 08:55:2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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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사실상 첫 조각을 놓고 장고하던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지난해 9월 말 총재 경선에서 겨뤘던 아소 전 자민당 간사장을 새 간사장에 임명했다. 이부키 분메이 간사장은 재무상, 경제재정담당상엔 요사노 가오루 전 관방장관 등을 기용했다. 대북 강경파인 나카야마 교코 내각 납치담당 총리보좌관은 납치문제담당상(소자화담당상도 겸임)으로 승격·입각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 마스조에 요이치 후생노동상 등 주요 장관들은 유임됐다. 때문에 새로운 인물 발탁보다 파벌 안배에 역점을 둔 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후쿠다 총리의 이번 ‘개각’은 20%대의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려 중의원 해산 및 총선에 대비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파벌 영수들을 유임하거나 자리만 바꾼데다, 각료들의 평균 연령도 60대 후반에서 70대로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아시아 외교 중시파인 후쿠다 총리가 일제의 식민지배 정당화 발언을 쏟아내는 등 정책노선이 다른 아소를 간사장 중책에 앉힌 것은, 당내 역학관계를 고려했을 뿐 아니라 그의 국민적 인기를 이용하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했다”는 등 망언을 쏟아낸 아소의 재등판은 한-일, 한-중 관계에도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압승을 바탕으로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요구하고 나선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는 “자민당의 내각 개편에 대해 별다른 관심은 없지만 국민과 지역생활을 지켜 달라는 게 민의 아닌가”라며 이번 내각개편이 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음 총선 때 정권을 탈취해 국민생활 위주의 정치를 펼쳐 나가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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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카드 왜?
일부선 “권력 아소쪽으로 기울수 있어” 레임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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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각은 후쿠다 총리의 정치적 한계를 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60대 후반에서 70대의 나이 든 파벌 영수들을 재기용하는 등 철저한 파벌 안배 인사를 넘지 못했다. 자민당 9개 파벌의 단합으로 등용된 후쿠다 총리의 태생적 한계다. 또한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 연금기록 누락 등 민생 사안에 대처 못해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빈약한 정치적 리더십 탓에, 정적의 손을 빌리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후쿠다 소속 파벌 마치무라파의 영수이자 그의 정치 후견인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직접 아소를 만나 의사 타진하는 등 배후에서 움직여 분위기를 잡았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소의 등용을 요구했다. 아소 또한 스무 명도 안 되는 당내 소수 파벌로는 독자 생존을 도모하기 힘든 현실에서, 일단 정권에 들어가 후일을 도모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소 간사장 카드’는 “후쿠다에게나 아소 본인에게나 일종의 도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학 교수(정치학)는 “총리는 간사장에 뜻이 맞는 인물을 앉히는 게 통례”라며, 권력의 추가 아소 쪽으로 기우는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벌써 일본 언론들의 인터뷰는 아소 신임 간사장에게 몰리고 있다. 그는 이날 저녁 <엔에이치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들어감으로써 9개 파벌이 모두 내각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쿠다 총리는 절친한 고가 마고토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유임시켜, 선거 때 아소 신임 간사장에게 힘이 쏠리지 못하도록 견제장치를 남겨뒀다. 아소도 자칫하면 후쿠다가 무너질 때 함께 무너질 위험이 있다. 그가 총재 선거에서 패한 원인도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간사장을 떠맡은 원죄로 봇물처럼 터져 나온 ‘아베-아소 공동책임론’ 때문이었다. 후쿠다 총리는 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내각은 안심 실현 내각”라고 규정하고 “해산을 논하는 것보다 정책실현을 통해 안심을 늘려 나가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당분간 해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관건은 여론의 향배다. 지금까지 일본 정치에서 내각 개편 뒤엔 지지율이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민간방송에 출연한 한 정치평론가는 “최소 40%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후쿠다 내각은 위험하다”며 “총선을 할 경우 자민당이 이길 확률이 없어 자민당 최후의 내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으면, 후쿠다 총리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여론이 여당 안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자민당이 내분 상태로 총선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아소 간사장도 후쿠다 정권의 품안에 뛰어든 이상 노골적으로 ‘포스트 후쿠다’를 외치기 힘들다. 지지율이 답보하는 한, 후쿠다 정권은 국회 해산을 임기 만료인 내년 여름까지 한없이 미뤄 여야간에 지루한 정치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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